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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혁명 이후, 이민자가 돌아오다

Widerstand365 2019.08.25 18:47

※ 다음은 <Eurasianet>에 실린 아르메니아 혁명 이후 상황에 대한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유라시아넷은 과거 조지 소로스의 열린사회연구소에서 운영했고, 지금은 콜롬비아대 해리먼 재단에서 운영하는 중앙유라시아 지역 전문 인터넷 언론사입니다. 원문 "Following revolution, Armenia becomes more attractive to diaspora"는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문의 주석은 모두 역주입니다.

 

아르메니아: 혁명 이후, 이민자가 돌아오다

아르메니아 귀국자는 지난해 혁명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개선된 이미지와 경제적 성장이 이러한 추세를 이끄는 주요 원인이다. (Photo: David Trilling)

 사린 아슬라니안 씨는 지난해 아르메니아 여행을 계획했다. 3주 일정이었다.

 그리고, 혁명*이 발생했다.

* 2018년 4월 아르메니아에서 발생한 혁명이다. 세르지 사르키샨 대통령이 헌법상 연임을 할 수 없게 되자, 내각책임제로 헌법을 바꾸었다. 사르키샨 대통령은 총리직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 약속했지만, 개헌이 완료되자 약속을 파기하고 총리직에 올랐다. 이에 반발해 시민 혁명이 발생했다. 사르키샨 총리는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고, 야당 지도자 니콜 파슈난이 총리직에 오르며 혁명은 승리로 끝났다. 친러 정권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1989년 체코의 벨벳 혁명에 빗대 "아르메니아 벨벳 혁명"으로 칭하기도 한다.

 

 벨기에의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아슬라니안 씨는, 1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예레반에 머물고 있다. 아슬라니안 씨는 예레반에 정착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본 것들이, 저를 여기에 머물게 만들었죠."

 아르메니아는 오랜 기간 동안 수백만 명의 아르메니아계 해외 거주자**들을 귀국Repatriate시키려고 애써 왔다. 그러나 소위 완전한 "송환", 곧 해외 거주 아르메니아계를 모두 아르메니아로 불러들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 아르메니아는 대단히 많은 해외 거주자, 소위 "디아스포라Diasphora"를 가진 국가이다. 아르메니아에 거주하는 아르메니아인보다 해외에 거주하는 아르메니아계 인구가 더 많다. 이것은 과거부터 무역과 국제 관계 업무에 주로 종사했던 특징과, 오스만 제국의 멸망이나 소비에트 혁명 등 현대사의 경험 등으로부터 기인한다. 특히 아르메니아어와 아르메니아 문자의 사용, 아르메니아 정교회 신앙 등 다른 민족과 구별되는 특징을 여럿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아르메니아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장기간 유지하게 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아르메니아계 해외 거주자의 귀국과 정착을 돕는 NGO인 "리팻 아르메니아Repat Armenia"에 따르면, 1991년 아르메니아 독립 이후 약 5만명 정도의 귀국자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4월 "벨벳 혁명"이 평화로운 집회로 정부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이후, 아슬라니안 씨와 같은 사례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아르메니아 정부의 신뢰할 수 없는 인구조사 방법 때문에, 정확한 귀국자의 숫자는 알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는 분명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아르메니아 통계청은 2018년에 1만 5천명 이상의 귀국자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예레반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코카서스 재단의 연구자 흐란트 미카엘리안에 따르면, 이는 지난 12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다. 미카엘리안은 이것이 이미지의 개선과 경제의 성장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아르메니아계 해외 거주자는 세계적으로 퍼져 있다. 미국, 이란, 레바논, 러시아, 프랑스 등의 다양한 나라에, 수만 개의 아르메니아계 공동체가 있다. 귀국의 이유도 그만큼이나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리팻 아르메니아의 상임이사인 발탄 마라슐랸에 따르면, 최근의 귀국에는 분명한 두 개의 이유가 존재한다. 물론 대부분은 해외 거주자들이 기존에 살고 있던 국가의 경제적 사정에서 기인한다.

 마라슐란에 따르면, "귀국자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국가는 러시아, 이란 레바논"이다. 이들 국가에는 "청년들이 기회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정치적, 경제적 침체가 깊게 깔려 있다.

 물론 최근까지는, 아르메니아도 이런 상황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 해의 정권 교체는, 청년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러시아는 아르메니아계 해외 거주자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국가이며, 아르메니아인 이주 노동자가 가장 많이 찾는 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러시아가 경제 위기를 겪으며 이러한 추세는 약해졌고, 2018년 귀국자 중에는 러시아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본인도 오랜 기간 러시아에 살았던 마라슐란은 이렇게 말했다. "아르메니아가 이민 측에서 이런 놀라운 현상을 보인 것은 처음입니다. 러시아의 아르메니아계 청년들은, 아르메니아에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중산층 전문직 청년들이 귀국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카엘리안 역시, 귀국의 가장 큰 이유로 2013년부터 지속된 러시아의 "상당히 큰 수준의" 경기 후퇴를 들었다.

 마라슐란에 따르면, 서구 국가에서의 이민도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증가세가 있다고 한다.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더 부유한 국가에서 귀국하는 아르메니아인에게는 또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그들에게는, 경제적인 측면은 다른 이유보다 후순위에 위치한다. 마라슐란은 "미국계 아르메니아인에게는, 아르메니아로 오는 것은 경제적인 고민 이상의 것"이다. "귀국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이성적인 문제와 감정적인 문제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부유한 국가에서 오는 귀국자들에게는 경제적인 요소가 그리 크지 않다는" 말이다.

 대신, 미국계 귀국자들은 일과 삶의 균형과 같은 면이 주된 이유가 된다. 미국의 아르메니아계가 주로 거주하는 캘리포니아는, 이런 것을 추구하기 어려운 곳으로 유명하다.

 뱀의 머리가 되겠다는 생각도 원인 중 하나다. 마라슐란에 따르면, "많은 미국계 아르메니아 귀국자들은 미국에서 뛰어난 사람이 되기 어렵다는 점을 언급"한다. "그 정도 크기의 국가에서는, 주목을 받을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지난 해의 정권 교체 이후, 미국계 아르메니아인들은 아르메니아를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의미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마라슐란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이민자 공동체들은 문화, 언어, 인종학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현재 아르메니아 공화국과는 실제적 연관이 없는 내용들이죠. 이제 사람들은, 아르메니아 공화국 자체와의 연관성을 강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실

 아르메니아의 개선된 이미지가 귀국 의사를 고양시키고 있지만, 귀국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경제적 현실은 여전한 고민거리다. 아르메니아의 GDP는 지난 2년 동안 평균 6.2% 상승했지만, 평균 월급은 179,000드람, 한화 470,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것은 곧, 가장 성공적인 귀국자들도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기보다는 해외에서 임금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마라슐란에 따르면, 국경 없는 프리랜서 문화가, 특히 IT 전문직에서 늘어나면서 귀국을 더 현실성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귀국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기회는 해외 시장"이라는 것이다.

 정부 역시 귀국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아스포라부는 지난 몇 년 동안 뚜렷한 성과가 없고 명확한 정책을 펼치지 못한다고 비판받아 왔는데, 지난 6월 디아스포라 고등판무관실로 개편되었다. 이 새로운 부처의 수장으로는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전직 시장이었던 자레 시나냔이 임명되었다. 니콜 파슈난 총리는 지난 6월 14일 시나냔을 임명하며, 새 부처는 "해외 거주 아르메니아인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참여를 늘리는 데" 집중해 주기를 부탁했다.

 니콜 파슈난 총리는 지난 수십년 동안의 두뇌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으며, 아르메니아계 인구를 아르메니아로 귀국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6개월 동안 귀국자가 1만 3천명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온 이후, 니콜 파슈난은 이렇게 말했다. "1만 3천명이라는 숫자가 임기 내에 13만, 20만, 130만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혁명의 빛은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니콜 파슈난에 대한 지지도가 여전히 강력하지만,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자는 지난해 10월 72%에서, 올해 5월 60%로 감소했다.

 마라슐란은 정부가 귀국자의 증가세를 유지시키기 위해 경제적, 정치적 개혁을, 특히 사법 시스템에 대한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간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활용해야 해요."

 그러나 일단 지금까지는, 아르메니아계 해외 거주자들이 귀국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아슬라니안 씨는 떠날 계획이 없다. 그는 예술 재단을 만들었고, 아르메니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이다. 그는 말했다. "이곳에 많은 희망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아르메니아는 불현듯 찾아온 기회의 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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